Artworks / 틀
 
작가노트
<틀>

1.
나는 찍고 싶었다.
필름에 담긴 내 이미지를 되살려 내는 것이 아니라, 확대기의 빛 아래에서 직접 나를 만들고 싶었다. 인화지 위에서 숨쉬는 나를 확인하고 싶었다. 판화를 찍을 때면 직접 프레스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었고, 그래야만 진정한 나를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화지 안으로 들어갔다.

내게 인화지는 <틀>이었다.
나는 내게 주어진 틀을 언제나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받아들이고 싶다.
인화지는 나의 틀 - 바로 내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세계가 되었다.

내 헝클어진 머리카락 - 삶의 혼란 가운데서 흐트러진 정신을 모으고 싶었다.
그러나 노광 시간은 지루할 정도로 길었다.
결국 나는 흔들렸다. 하지만 나는 인화지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만든 자유로운 틀이었으므로..............

2.
암실에서 판화지에 사진 감광 유제를 도포하여 인화지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화지의 감광도는 매우 낮았으므로, 노광 시간은 대략 20분에서 40분 정도였다. 잠자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그 인화지 위에 옷을 벗고 눕거나 기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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